[AoN] picture in picture(PIP)/일명 구멍파기

 
 
 
 
 
 
어떤 인터뷰이는 화면에 꽉 차게 나오는데,
어떤 인터뷰이는 구석에 작게 찌그러져 나온다.
후자의 경우, TV에 나온다고 잔뜩 기대하고 봤다가 실망하게 된다.
실제로 한 전문가는 방송이 나간 뒤 전화를 걸어 점잖게 항의했다.
이왕 내보내 줄거면 얼굴 알아보게 크게 내보내 주지...저게 뭐냐고....
 
여기에도 원칙이 있다. 기자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현장감이 살아 있는 인터뷰는 화면에 꽉 채워 크게 내보내는 게 좋다.
인터뷰이 뒷 배경이 좋고, 뭔가 일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딴 인터뷰일 경우는
굳이 구멍을 파, 작게 내보낼 필요가 없다.
 
그러나 현장에서 인터뷰를 못 따서, 나중에 당시를 회상하는 인터뷰를 촬영한 경우나
그 현장을 제 3자, 그러니까 학자나 전문가, 혹은 변호사가 분석하는 인터뷰일 경우
현장 그림을 걸고 구멍을 파 주는 게 좋다.
쉽게 말하면, 그림이 좋을 땐 생뚱맞은 인터뷰이를 크게 내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몰입도를 위해서 그렇다.
 
아주 생생한 사건 현장이 죽 나오다가, 갑자기 사무실에서 넥타이를 맨 전문가 인터뷰가
들어가면 여간 김이 빠지는 게 아니다. 흐름을 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 경우
현장 그림을 깔고 인터뷰는 원형 혹은 사각형의 구멍을 파는 게 합리적이다.
또 해당 인터뷰이가 전문가나 학자 등 권위있는 인물이 아니라,
단순한 목격자나 행사 참가자일 경우에도 인터뷰이의 얼굴 자체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데, 내가 모셨던 한 부장은,
이 구멍파기 인터뷰를 질색했다.
이유는, 인터뷰이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상당히 독특한 주장이셨다.
그래서 그 밑에 있던 기자들은 웬만하면 구멍을 파지 않고,
인터뷰이 얼굴을 대문짝 만하게 내보내줬다.
덕분에 인터뷰했던 사람들이 고마워했을 지도 모른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부장께선 젊은 기자 시절 유명한 해외 정치인을 단독 인터뷰한
공로로 큰 상을 타셨던 분이었다. 아무래도 인터뷰에 관한 한 남다른 철학이 있을 수밖에...)
 
 
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1) 현장감을 끊어버리는 경우
2) 단순 행사 참가자 등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인터뷰이일 경우
3) 인터뷰 내용에 맞춰서 화면 설명이 필요한 경우
 
구멍파기 인터뷰가 시청자들에게 훨씬 전달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조금더 나가자면 CNN이나 BBC에서 자주 사용하는 3화면 분할이나 4화면 분할을
활용해 봄직 하다.
 
한 분할면에서만 인터뷰가 나가고 나머지 분할면들에선 다양한 현장 화면이 나가고...
다만, 홈쇼핑 등 상업방송에 쓰는 것처럼 눈이 어지러울 정도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수도 있다. 적당히, 과유불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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