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인터뷰이는 화면에 꽉 차게 나오는데, 어떤 인터뷰이는 구석에 작게 찌그러져 나온다. 후자의 경우, TV에 나온다고 잔뜩 기대하고 봤다가 실망하게 된다. 실제로 한 전문가는 방송이 나간 뒤 전화를 걸어 점잖게 항의했다. 이왕 내보내 줄거면 얼굴 알아보게 크게 내보내 주지...저게 뭐냐고.... 여기에도 원칙이 있다. 기자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현장감이 살아 있는 인터뷰는 화면에 꽉 채워 크게 내보내는 게 좋다. 인터뷰이 뒷 배경이 좋고, 뭔가 일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딴 인터뷰일 경우는 굳이 구멍을 파, 작게 내보낼 필요가 없다. 그러나 현장에서 인터뷰를 못 따서, 나중에 당시를 회상하는 인터뷰를 촬영한 경우나 그 현장을 제 3자, 그러니까 학자나 전문가, 혹은 변호사가 분석하는 인터뷰일 경우 현장 그림을 걸고 구멍을 파 주는 게 좋다. 쉽게 말하면, 그림이 좋을 땐 생뚱맞은 인터뷰이를 크게 내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몰입도를 위해서 그렇다. 아주 생생한 사건 현장이 죽 나오다가, 갑자기 사무실에서 넥타이를 맨 전문가 인터뷰가 들어가면 여간 김이 빠지는 게 아니다. 흐름을 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 경우 현장 그림을 깔고 인터뷰는 원형 혹은 사각형의 구멍을 파는 게 합리적이다. 또 해당 인터뷰이가 전문가나 학자 등 권위있는 인물이 아니라, 단순한 목격자나 행사 참가자일 경우에도 인터뷰이의 얼굴 자체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데, 내가 모셨던 한 부장은, 이 구멍파기 인터뷰를 질색했다. 이유는, 인터뷰이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상당히 독특한 주장이셨다. 그래서 그 밑에 있던 기자들은 웬만하면 구멍을 파지 않고, 인터뷰이 얼굴을 대문짝 만하게 내보내줬다. 덕분에 인터뷰했던 사람들이 고마워했을 지도 모른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부장께선 젊은 기자 시절 유명한 해외 정치인을 단독 인터뷰한 공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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