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N] 셧다운? 디폴트? 양적완화?



2013년 10월, 사상초유, 미국의 셧다운 때문에 온 세계가 시끄럽다.
셧다운?
우리말로 번역하자만 '정부폐쇄' 나 '업무정지'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용어다.
함께 등장하는 '디폴트'는 '채무불이행' 정도로 번역돼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고.

그런데 우리 방송뉴스에선 "셧다운이 장기화돼 디폴트 우려가 나온다"는 식으로
조상님들로썬 전혀 이해되지 않는 단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렇게 외래어도 아닌 외국어를 자국 지상파 방송 뉴스에서 마구잡이로 노출시키는 데
대한 변명이랄까?
해당 용어들의 비언어적 의미까지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순 있겠지만, 언어 순화의 중요한 임무를 갖는 공영방송사로선 적절한 접근방식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아마 2007년 정도였을텐데, 역시 미국의 부동산 대란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가 이런 현상을 일으킨 주범이 아닐까 생각한다.

당시 KBS가 '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라고 번역해서 뉴스에 사용한 적이 몇번 있는데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이라는 생소한 외국어를 일단 우리나라 용어로 바꾼 것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도 조금 있었으나,
되레 '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라는 말을 듣고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는가라는 반문에
직면했다.

어렵고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애써 용어 순화를 했던 KBS의 입장에선
 좌절이 아닐수 없는데, 이런 상황은 또다른 용어 순화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됐다.

2012년부터 미국발 외신 뉴스에 등장했던 '재정절벽'이나 '양적완화'라는 표현인데,
Fiscal cliff라는 단어를 번역한 게 '재정절벽'이고, 쩝...
quantitative easing의 번역이 '양적완화'다.

뭐, 일견 큰 고민없이 그냥 읽히는대로 번역한 탓도 있겠지만
경제학을 전공한 필자로서도 이전엔 미처 개념을 몰랐던 단어임은 사실이다.
아마도 급변하는 미국 금융시장의 한 단면이라고 할까? 더욱 어렵고 더욱 함축적인
금융전문용어들이 등장하는 미국 금융시장이 쉴새없이 쏟아내는 용어들을
우리 방송사가 제대로 따라잡는다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한 요구라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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